하나마나
“하나마나한 소리하고 있어”란 말은 참 하나마나한 소리라고 생각했었다.
사실은 하나마나한 소리하는 거 나도 싫어하는데,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싫고, 그 말을 듣고 뭐라 하지 못하는 사람 꼴 보고 있는 것도 싫고, 그런 사람들 틈에 있는 것도 싫어서, 앞으로 “하나마나한 소리하고 있어”류의 태도를 갖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던 것.
그런데 결심이 하나 생길 수록 사는 게 고달파진다. 실제로 “하나마나한 짓”을 보면 속으로 븅신.하면서도 아유.그러지 않기로 했지.라고 마음을 다잡고 하나마나하지 않을꺼야라고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 보는 노력을 하게 되었으니, 고달프지만 좀 더 인간다워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할까. 실제로도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다. 최소한 “하나마나한 소리하고 있어”라는 말로 남에게 상처주는 일은 없으니 다행이지.
그 ‘하나마나‘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용량과 근면함과 ‘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’임을 아는 직관력은 결코 따로 키워지지 않는다. 하나마나한 이야기들이 쌓여서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되는 광경들을 목격하고 나니 다시한번 그 하나마나한-소리하고-있어류의 인간들이 있으나마나한 놈들이었다는 것을 확인해서 뿌듯. 미국가서 뭐배웠니 라고 물어보면 “하나마나한 소리요”라고 대답할란다.
